바누아투

[2015.FEB.20] 바누아투, 크리스탈 동굴을 찾아서..

Junggoo 2016. 2. 15. 02:34

크리스탈 동굴을 찾아서..







어제 하루 종일 누워있었고 밤에도 그젖게 밤보다는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더 잤기 때문일까..

몸 상태가 조금 괜찮아졌다. 하지만 그래도 서 있으면 어질어질 해서 좀 힘이든 상태였다.


오늘은 정글의 마지막 날이다. 이곳 정글에 오기 전부터 마꼬이가 우리에게 한 말이 있었는데..

정글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볼 수 있는거 등등... 여러가지를 말해주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크리스탈 동굴에 대한 거였는데.. 우리에게 꼭 한 번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글 안쪽 깊숙히 있어서 자기 가족들과 몇몇 뿐이모른다고 했다. 원래는 어제 데리고 가줄려고 했는데..

나도 아파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고.. 동생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몸살기가 있어서 누워있었다.

그래서 어제는 가만히 쉬게 나뒀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은 난 아직 병든 닭처럼 앓고 있는데...

동생은 꽤 괜찮아진 상태여서 오늘 가기로 했다. 크리스탈 동굴까지 가는데 1시간 반에서 2시간정도 걸린다고 해서 아침일찍가자고 했다.

어차피 난 아파서 잠도 잘 못잤기 때문에 깨어 있었다. 그리곤 나와서 의자 위에 누워있었는데..

그 사이에 사람들도 하나 둘씩나오고 동생도 나왔다. 그리곤 난 언제 갈까.. 기다리며 계속 누워있었는데..

그 때 동생이 움막안으로 들어가길래 동생에게 '마꼬이하고 동굴에 언제갈려나?' 하고 물었는데..

동생이 ' 형님..이미 저하고 가고 있었는데요.. 뭐 놔두고 와서 가지러 왔어요' 라고 했다.

헐.. 날 놔두고 갔었다. 알고 보니 마꼬이가 내가 아직 아파서 못갈것 같아서.. 가야하는 길도 멀고 하니 쉬라고 그냥 놔둔거였다.

동생은 내가 가지 않겠다고 마꼬이한테 말한건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마터면 여기까지 왔는데 크리스탈 동굴을 보지 못하고 돌아갈뻔했다. 아직 머리는 아프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따라가기로 했다.


그렇게 난 첫날에는 물이 들어갈것 같아 챙기지 않았던 DSLR도 챙기고 따라 나섰다.

정글숲안은 정말이지.. 습하고 단단한 흙이 거의 없었다. 낙옆이거나 진흙으로 되 곳이 대부분이였다.

그래서 그냥 슬리퍼로 신고다니는 것보다 맨발로 다니는게 더 편했다. 가끔 가지 때문에 아프긴해도 다니긴 편했다.

그렇게 우린 크리스탈 동굴을 찾아 계속 정글을 헤메었다.



제일 앞에는 마꼬이가 가고 그 다음은 같이간 동생 그 뒤로 내가 따라가고 있었는데 아직 몸이 낫지 않아서 많이 뒤쳐져있다.

고맙고 다행히도 마꼬이의 아들이 내뒤에서 같이 가주었기 때문에 많은 힘이되었다.

이날 정글의 무서움을 아게 되었는데.. 사진에서 보듯이 앞의 그룹과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것 같은데..

정글에서 이 정도 거리면 정말 먼거리이다.. '음.. 저기 앞에 있구나.. 아직 멀리 떨어져 있지 않네..' 하고 가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정말 사라진다.. 그리곤 서로 어뚱한 길로 가버린다..ㄷㄷㄷ

지금은 초입이라 사람다니는 길이 어느 정도 보이는데.. 조금만 더 다니면 길이 없다.. 정말 칼로 풀과 나무를 쳐서 길을 만들어서 다닌다..


혹시 모르지만 정글로 들어갈 일이 있다면 절대 혼자서는 다니지 말고 그룹으로 간다면 절대 3m 이상은 떨어지지 마라..


정말 코앞에서 서로 다른 길로 갈려서 헤멧던 적도 있다. 딱 정해진 길이 있는게 아니라서.. 사람들 눈에 길이 제각각으로 보인다..

그래서 자기에게 보이는 길로 가기 때문에.. 바로 앞에 가던 사람도 놓치게 되는거다..
나도 뒤에 마꼬이 아들이 없었다면 정글에서 길을 잃어버려서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마꼬이 아들이 뒤에서 내가 잘못 갈때마다 아니라고 지적을 해주었었다.



작은 계곡도 2, 3번 건너고..



왼쪽에 칼을 들고 있는게 마꼬이 아들..



도중에 마꼬이가 멈추고 조용히 하라고 해서 뭐하나 했는데.. 총으로 새를 잡으려고 했다. 우리에게 새고기를 주고 싶다고 했는데..

이날은 계속 실패만 했다. 아쉬웠다.




정글 참 습한 곳이다. 계속 카메라 렌즈에 이슬이 매쳤다.



중간쯤에 조그마한 평지가 나왔는데 이곳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그러면서 주위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주는데 그냥 밤 같은 맛이 나는 열매였다.

저만한 과일에 먹을껀 안쪽 깊숙히 박혀있는 땅콩 만한 씨? 같은게 전부였다. 나머지는 못먹는다고 했다.

그렇게 쉬고 있는데.. 마꼬이와 그의 아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리고는 와서 하는 말이.. 오늘 크리스탈 동굴에 못갈 수도 있다고 했다.

내가 길을 잃어버렸냐고 물어보자..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풀들이 너무 많이 자라서.. 헷갈린다고 했다..

여기를 몇 십번은 다녀본 이들도 헷갈리는데.. 진짜 모르는 사람들이 오면 큰일나는 곳이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출발했고.. 풀과 나무를 자르며 진흙에서 넘어지고 언덕을 타고.. 그렇게 정글을 헤쳐갔다.





그렇게 가다가 마꼬이가 말을 하는데.. 이곳이 자기가족들이 살던 곳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자기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자기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집을 짓고 살았다고 했다. 확실이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평지고 작은 나무들만 제외하면 사람이 살기에 나쁘지 않은 곳이였다.

이곳에서 살 때가 가장 행복했다면서 그래서 다시 이곳 정글에서 와서 집을 짓고 살려고 한다고했다. 왠지 그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너무 바쁘게 돌아가고 돈에 메여서 메일 반복되게 살아가는 도시생활 보다 이곳 정글에서 삶이 그에게는 더 행복 할꺼다.





그렇게 자기 집터를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저돌을 보고 자기 할아버지라고 했다. 정확히 저게 무덤인지.. 그냥 비석인지는 모르겠는데..

저걸 보고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마꼬이도 영어를 못하고 나도 영어를 못하니.. 둘다 바디 랭귀지와 눈치로 이야기를 한다..ㅋㅋ

(이들 바누아투인들은 자기 언어도 쓰고 프랑스어를 주로 쓴다. 영어는 그냥 초급수준이였다. 우리와 비슷한 수준..)


그렇게 집터를 지나 다시 도착한 곳은 아까 과일을 까먹으며 쉬었던 평지였다. 헐.. 난 길을 잃어버렸냐고 다시 물으니까..

중간에 길을 잃어버려서  자기 옛날 집터로 해서 아는 길로 다시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정글 정말 위험한 곳이다. 곤충이나 동물만큼 정글 그 자체가 위험 한 곳이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더 들어가보는데.. 만약에 또 못찾으면 돌아가야된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벌써 정글에서 크리스탈 동굴을 찾아헤맨지..

2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정글 숲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드디어 크리스탈 동굴을 찾을 수 있었다.


눈 앞에는 위로 길쭉게 입구가 나있는 동굴이 있었다. 그리곤 조심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조심해서 동굴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안은 플래쉬를 터트리지 않으면 찍히지 않을 만큼 어두웠고..

우리가 가진 손전등도 약해서 바로 앞이 아니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천장위에는 박쥐들이 있는데.. 사진으로 이렇게 찍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우린 좀 더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는데..







우린 좀더 안쪽으로 들어갔고.. 정말 깜깜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는데..

바닥에 저 검은게 보이는가.. 확실하지는 않아도.. 박쥐 똥인것 같다..

처음 그냥 손전등만 의지해서 갈 때는 손전등 색도 누런색이고 해서 바닥 느낌이 그냥 흙인가 싶었는데..

서서히 냄새도 올라오고해서 아.. 그냥 박쥐 똥이 조~금 있겠구나 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OMG.. 똥 밭이다.. 이걸 보고는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어두워서 무서운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뭐 씻으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좀 더 앞으로 나아갔다.. 진짜.. 원효대사 해골물이다..ㅋㅋ


그리고 여기서 하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도대체.. 크리스탈은 어디에?

너무 어둡고 무서워서 어디까지 들어가야 크리스탈이 있지 하는 생각에 마꼬이에게 물어봤다..

크리스탈이 어디있냐고.. 하니까.. 하는 말이.. 하는 말이...

' 지금 니 앞에 있는게 크리스탈이다.' 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

무슨 소린지 몰라서 다시 물으니까.. 땅바닥과 천장에 있는 종유석을 보고 크리스탈이라고 말하면서 신기하지? 놀랍지? 라는 표정을 보이는데...

난 순간 말을 잠시 못했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정말 반짝반짝한 크리스탈을 보러 왔다면 죄송합니다.. ㅜㅜ

당연히 저와 제 동생도 그런 반짝반짝 거리는 크리스탈을 본다는 생각을 하고 왔는데...

정글에서 그 고생을 하며 힘들게 왔는데.. 그 크리스탈이 이 종유석이라는걸 알았을 때 우리들의 기분을 어땠을 까요..ㅎㅎㅎ


하지만.. 이들에게는 동굴에서 이렇게 밑에서 자라는 이 종유석이 신기했겠지요.. 어떻게 생성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정말로 그들에게는 놀랍고 신기하니까.. 또 손전등을 비쳐보면 물기 때문에 반짝거리긴해요..ㅋㅋ

정말로 그들에게는 이게 크리스탈 보석처럼 아름답고 소중한거니까.. 그들도 고생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우리에게 보여준거겠죠..

잠깐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이런 감정들이 지나가고..

실망했던 것보다는 오히려 이걸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같이 고생하며 온 이들이 너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마고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너무 멋진곳이라고.. 이런 멋진 곳을 소개 시켜줘서 고맙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곳이다를 말해주었습니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정말 이곳에 오기까지 격었던 것들 모든게 감사하고 특별했기 때문이니까요..

마꼬이도 우리가 기뻐하니 싱글벙글 정말 좋아했습니다.ㅋㅋ

마꼬이는 우리에게 조금 더 안쪽으로 가보라고 했습니다. 전 솔찍히 겁나서 못갔는데 안쪽에는 깊숙히 아래도 물이 흘러가서 무섭더라구요..

동생은 이런 경험 또 언제 해보겠냐고 하면서 좀 더 안쪽까지 구경하기 위해 갔습니다.ㅋㅋ









저 밑으로 내려가면 살아서는 못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라.. 마꼬이에게 저기 아래로 내려갈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내려갈 수는 있다고 말하는데.. 위험 하답니다.. 정글이라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면 물이 불어나서 나올 수가 없다고 위험하다고 합니다.




우린 이렇게 진짜 크리스탈은 아니지만 우리들만의 크리스탈 동굴을 탐험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 반짝반짝 크리스탈 동굴을 보기 위해서 오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