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2017.MAR.17] 여행 14일차, 방비엥으로 가는 길 (1)

Junggoo 2020. 12. 27. 20:03

 

방비엥으로 가는 길 (1)

 

주의 : 2017년 베트남 - 라오스 - 태국을 여행했을 당시 여행기입니다. 

 

루앙프라방을 떠나 방비엥으로 가는 날이 밝았다. 

 

근데 이제는 아침에 무조건 비가 내린다. 어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근데 난 오전만 맞으면 오후에는 또 개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였다.

 

내가 가는 곳은 산이였고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라오스 지옥의 우중산길의 시작이다. 이제부터 그냥 한풀이나 글로 써야겠다.

 

사진도 몇 장 없다. 힘들기도 힘들었고 비가 계속 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해서 방비엥으로 가면서 첫 날 이동한 경로이다.

 

약 77km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다. 하지만 난 첫 날부터 지옥이였다.

 

아침 7시쯤 출발해서 그날 저녁 8시가 넘어 도착했으니 13시간 넘게 자전거를 탔다.

 

그냥 보면 의아해 할 것이다. 왜 이렇게 오래걸렸는지 이제 변명이자 한풀이를 시작해야겠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가는 길 중간에 이렇게 2가지 경로가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은 오른쪽 길이고 왼쪽 사진은 또 다른 길이다.

 

거리상으로는 왼쪽길이 더 짧고 오른쪽 길이 더 멀다.

 

미리 말하지만 오른쪽 길이 더 험하고 더 멀고 더 힘들었다.

 

난 왜 오른쪽 길을 택했을까.. 외국은 한국처럼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하다.

 

그래서 구글 지도를 볼 때 이런 위성 사진이 아니라 그냥 아래와 같은 믿믿한 그림지도를 본다.

 

보면 알겠지만 등고선도 안나와있고 그냥 희미하게 산들만 표시 되어있다.

 

그리고 오른쪽 길이 국도로 노랗게 큰 길로 표시되어 있어서 왼쪽의 횐색길보다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아... 아주 큰 판단 착오.. ㅜㅜ 좀 더 자세히 알아 봤어야 했다.

 

오히려 왼쪽 길이 더 좋다. 덜 위험하고 왼쪽 길로 왔으면 천천히 서서히 오르막인 길이다.

 

마지막에 1800m 산만 넘어가면 되는 아주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오른쪽 길보다는 낫다.

 

아래 오른쪽 길의 위성 사진들을 보자.

 

오통 산들, 산맥을 넘어가는 길이다.

 

산들이 보통 800m ~ 1300m 된다. 이 산들을 계속 넘어야 된다.

 

아침부터 비도 오지.. 20kg 자전거, 30kg 짐, 80kg 인간.. 의 100kg이 넘는 무게를 끌고 올라가는게 너무 힘들었다.

 

하루에 몇 천m씩 획고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이 당시 자전거 여행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몸도 실력도 안되면서 무대포로 페달을 밟을 뿐이였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산과 구름뿐...

 

날만 좋았다면 풍경은 좋았을 것 같다.

 

 

이제 산위의 구름을 뚫고 산을 타야한다.

 

꼬불꼬불 산길...

 

 

이놈의 산길은 중간에 식당도 없다..ㅜㅜ 그래서 간식으로 가져온 과자만 먹으며 하루 종일 달렸다..

 

중간에 마을도 없었는데 이렇게 공사하는 곳이 보이니 왠지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페달을 밟고 가다보니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정말 여기 산길은 가로등도 없고 비가 오고 있어 생각보다 빨리 해가 지고 있었다.

 

걱정이였다. 원래 계획의 약 반 조금 더 왔기 때문에 숙소나 잘 곳을 찾는게 가장 큰 걱정으로 다가왔다.

 

그러던 중.. 딱 어두워 졌을 때, 어둠 속 저 멀리서 하얀 조명 빛이 보여서 일단 희망을 같고 달려갔다.

 

불빛을 따라 가보니 휴게소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Num Phoaun 휴게소였다.

 

능선정상쯤에 있는 휴게소이고 구글이미지를 보니 맑은 날 가면 풍경 좋더라.. 물론 차로 이동 했을 때..

 

그렇게 휴게소로 가니 이미 다른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식당 하나만 문을 열고 있었는데..

 

음식이 있냐고 하니 다른 건 없고 빵만 있다고 했다.

 

난 하루 종일 비를 맞아서 따뜻한 것을 먹고 싶었지만 이거라도 어디냐라고 생각하며 팔고 남은 빵을 다 먹었다.

 

그리곤 직원에게 혹시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잘 수 있게냐라고 하니 안된다면서 조금만 더 가면 자는 곳이 나온다고 했다.

 

(여기서 나와 직원의 대화는 아주 기초적인 영어단어와 숫자, 몸짓을 이용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서니 얼마가지 않아 직원이 말한 대로 마을이 나왔다.

 

마을이름은 포캄(Pho Kham), 마을에 식당겸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집이 나왔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들어가서 씻고 나서 생각했다.. 

 

과연 내일은 이 산을 탈출할 수 있을까.. 이틀 정도면 방비엥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 수가 없게 되었다.

 

라오스 첫 날에 라오스의 산들을 경험하고 피해서 루앙프라방으로 왔지만 이곳에서 제대로 라오스 산들에게 제대로 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