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2017.MAR.14] 여행 11일차, 쌈누아에서 루앙프라방으로

Junggoo 2020. 12. 24. 18:46


버스타고 루앙프라방으로


주의 : 2017년 베트남 - 라오스 - 태국을 여행했을 당시 여행기입니다.


오늘은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날..


역시 기분을 그리 좋지 않다.. 버스를 타고 간다는 게 나한테 라오스한테 굴복해버렸다는 생각...


나약한 자신에게 화가나기도 했다..



오늘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대략적인 버스경로이다. 거의 12시간 이상이 걸렸다.



왠지 비가 올 것 같은 꾸리꾸리한 날씨..



어제 와서 봤던 행선지와 요금이 적혀있는 표이다.


20번에 보면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의 요금 130000 낍이다. (2017년 기준) 그리고 아침 7시 40분에 출발한다.




버스터미널 건물전경..



버스를 기다리는 겸 맞은편 건물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아침으로 역시 쌀국수를 먹었다.



처음에는 미니버스를 타고 약 30분쯤 가서 이 큰 대형버스로 갈아탔다..


말도 안통하지만 기사분이 친절하게 '저 버스로 갈아타야된다' 라는 제스쳐를 주셔서 좀 당황했지만 무사히 갈아 탈 수 있었다.


무려 현대버스.. K버스의 힘..



가는 도중에 마을 마을마다 서서 사람들을 태운다..


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니 대도시에 가서 팔 물건들을 같이 싫고 탔었다..


그렇게 대도시에서 판돈으로 생필품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겠지라는 생각을하며


예전 어른들한테서 들었던 모습들이 생각이 났다.. 우리 어른들도 이렇게 생활을 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도 조금씩 밝아지고.. 간혹 이런 모습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버스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나약하고 아직 준비도 되어 있지 않는 상태의 내가 이런 곳을 다녔다면... ㅜㅜ


정말 버스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길을 가고 있었다.



이렇게 중간중간 10분씩 쉬기도 한다.



그리곤 어느 터미널에 와서도 이전처럼 주위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뭔가 느낌적으로 이전하곤 다른 것 같았다..


10분이 지났는데도 버스기사가 떠날것 같지 않았기 대문이다.


'아.. 이번은 뭐가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고 같이 탔던 사람 한명을 잡고 버스를 가리키고 내 시계를 가리켰다..


언체 출발하는냐라고 묻는 것였다..


라오스 들어오면서 난 거의 영어를 써본 적이 없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잘해도 쓸모가 없다..


듣는 사람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 투, 쓰리, 포 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몸짓으로 물어보니 그 사람도 대충 손가락과 몸짓으로 내 시계를 가리키며 이 때 출발한다고 알려주었다..


참 좋은 사람들이다..


대충 상황을 보니.. 여기서 4, 50분 정도 머물면서 점심을 먹는 것 같기에 나도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터미널 식당에서 밥과 여러 반찬들 중에 고기가 보이길래.. 한 번 먹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무슨 고기인지 물어봤다.


당연히 영어로 물을 수가 없기에.. '꼬꼬, 꿀꿀, 음머' 하면서 몸짓을 이용하면 물어보니..


웃으면서 '음머' 라고 할 때 머라머라 한다.. '아.. 소고기이구나..' 라는 걸 알아듣고..


먹곤 크~게 후회했다... 보기에는 맛있어보이나.. 전형 맛있지가 않았다..


여기서 라오스 소고기의 환상이 완전히 없어진다..


완전 고무다 그렇게 질길 수가 없다.. 턱이 나가는 줄 알았다.. 진짜 턱이 너무 아파서 고기를 남긴건 처음이였다..


어쩐지 다른 사람들은 채소를 먹더라..ㅜㅜ


여행할 때도 소들이 삐쩍 말랐는데.. 당연한 것이였다.. 


그래서 이후로는 소고기는 저렇게 조리거나 구운건 먹지 않았다.. 국물을 낸 요리는 괜찮았다..



다시 버스가 출발하고 다시 비가 내린다.. 역시 우기시즌...



좀 더 가니.. 호랑이 사진이 걸린 간판들이 보인다.. 아마.. 호랑이가 살고 있다는 소리겠지.. ㄷㄷㄷ



진짜.. 산을 몇 번을 넘는 것인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면...


정말 간혹 자전거로 라오스를 여행하신 분들 블로그를 봤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경외감을 느낀다.ㅜㅜ







중간에 보인 표지판에 루앙프라방 표지판이 있어 제대로 가고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저녁해가 저물쯤 어느 큰 도로의 삼거리에 버스가 멈추었는데.. 여기서 다시 점심때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길래..


여기서도 오래 쉰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해가지고 2시간 정도 더 달려서 도착한 루앙프라방의 버스터미널..


날은 벌써 어두워졌고.. 난 소변이 급해서 화장실을 들어가려고 하니.. 입구에서 직원분이 돈을 달라고 했다..


그리곤 깨달았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유로화장실이구나..' 딱히 비싼건 아닌데... 


그래서 문제인건.. 내가 큰 돈만 들고 있어서 직원분이 곤란해 했었다..


그래서 직원분이 난감해하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어딜가서 잔돈으로 바꿔와서 주셨다..


그런게 라오스에서 유료화장실을 느껴보고 숙소를 찾아 도심으로 향했다..



역시 어딜가나 터미널 주위에는 이런 상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렇게 가던 중.. 브레이크를 잡는데 헐!! 브레이크 줄이 터져버렸다!! 너무 놀랬다..


아마 매일 비를 맞았고 습한 날씨 때문에 브레이크 줄이 터져버린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 깊고 험한 라오스의 산을 타다 내려올 때 터져버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하다..


버스를 타고 온 결정을 처음으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 조심해서 루앙프라방 중심으로 향했다...